
한국의 우주개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한국형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와 누리호가 있습니다. 두 발사체는 모두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목적을 갖고 개발되었지만, 개발 배경부터 기술 구조, 성능에 이르기까지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우주 발사체 기술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개발 배경’, ‘기술 구조’, ‘성능과 임무 수행 능력’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나로호와 누리호를 비교해 봅니다.
1. 개발 배경의 차이: 협력에서 자립으로
나로호(KSLV-1)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세 차례 발사된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로, 당시에는 한국의 로켓 기술력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1단 로켓은 러시아의 RD-151 엔진을 기반으로 하여 제작되었고, 2단 고체 추진체는 한국이 자체 개발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기술 실증 목적의 발사체였기 때문에 기술 자립보다는 국제 협력을 통한 기초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반면 누리호(KSLV-2)는 100%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첫 번째 한국형 발사체입니다. 2010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약 11년간의 노력 끝에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발사되었고, 모두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서 한국이 자력으로 우주 발사 능력을 확보한 국가임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정리하자면, 나로호는 외부 기술에 의존하여 제작된 실험적 발사체였다면, 누리호는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용 발사체로서 한국 우주개발의 새로운 도약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기술 구조의 차이: 2단 로켓 vs 3단 로켓
기술적 구조에서도 두 발사체는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나로호는 2단 로켓으로, 1단은 액체 추진 방식이고, 2단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구조였습니다. 특히 1단의 액체 엔진은 러시아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시스템 통합에서도 외부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리호는 3단 로켓이며, 1단에는 75톤급 액체 엔진 4기를 클러스터링(묶음 구성)하여 총 300톤급 추력을 구현합니다. 2단과 3단에도 각각 75톤, 7톤급의 액체 엔진을 장착했으며, 모든 추진체, 엔진, 제어 시스템, 연료 탱크까지 완전 국산화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 차이는 곧 탑재 능력과 확장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나로호는 100kg 이하의 소형 위성만을 탑재할 수 있었지만, 누리호는 최대 1.5톤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용 위성 발사에 요구되는 최소 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이며, 실제로 다양한 우주 임무 수행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성능과 임무 수행 능력의 차이
나로호는 기술 실증에 초점을 맞춘 발사체였습니다. 세 차례의 발사 중 앞선 두 번은 실패했고, 마지막 세 번째 발사에서야 비로소 궤도 투입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안정성과 연속성 면에서는 한계가 있었으며, 우주 발사체로서의 실용성보다는 기초 기술 확보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였습니다. 반면 누리호는 개발 초기부터 실제 위성 운용이 가능한 실용 발사체로 설계되었습니다. 2022년 2차 발사에서는 '성능 검증 위성'을 포함한 여러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시켜, 한국이 독자적인 우주 운용 능력을 확보했음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누리호는 다양한 위성 및 탐사체를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향후 중형 위성, 우주 탐사선, 달 착륙선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활용됩니다. 나아가 재사용형 발사체나 차세대 로켓 개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누리호의 의미는 매우 큽니다. 요약하자면, 나로호는 ‘기술 실험용 발사체’였고, 누리호는 ‘실용성과 확장성’을 갖춘 본격적인 우주 발사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한국의 우주 발사체 기술은 나로호에서 누리호로의 진화를 통해 기술 의존에서 자립으로, 실험에서 실용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수준의 향상을 넘어,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누리호의 기술은 재사용 로켓, 달 탐사용 발사체, 심우주 탐사선 등에 접목될 예정이며, 이는 단순한 위성 발사를 넘어 우주 산업 주도권 확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로호와 누리호의 비교를 통해 우리는 하나의 나라가 기술을 어떻게 단계적으로 축적해가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다른 과학 기술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