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잘 드는 날, 길을 걷다 보면 발 밑에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볼 수 있습니다. 손전등을 켜면 벽에 생기는 인형 모양의 그림자, 저녁 무렵 길게 늘어진 그림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왜 물체는 그림자를 만들까요? 그 이유는 빛이 직진하는 성질, 물체에 의한 차단, 그리고 일부 반사와 흡수의 조합에 있습니다.
빛은 직진한다: 그림자의 시작
그림자가 생기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빛이 직진하는 성질 때문입니다. 햇빛, 전구, 손전등에서 나오는 빛은 직선 경로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공기나 물처럼 매질이 바뀌면 굴절이 일어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빛이 직진하기 때문에 중간에 장애물이 있으면 그 뒤쪽에는 빛이 도달하지 못합니다. 이 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이 바로 그림자가 생기는 자리입니다.
차단하는 물체의 빛
물체가 불투명하다면 빛은 그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막힙니다. 벽, 나무, 사람처럼 불투명한 물질은 대부분의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고, 뒤쪽으로 통과시키지 않습니다. 이때 빛이 막힌 부분은 빛의 공급이 차단되어 어둡게 보이는 영역이 됩니다. 이 영역이 우리가 보는 그림자입니다. 그림자의 모양은 광원과 물체의 위치, 그리고 물체의 형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광원이 작고 멀리 있으면 그림자가 또렷하게 생기고, 광원이 크고 가까우면 그림자가 흐릿하게 생깁니다.
반사와 흡수의 영향
물체는 빛을 완전히 막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부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합니다. 반사는 빛이 물체 표면에서 튕겨 나와 주변을 비추는 것이고, 흡수는 빛의 에너지가 물체에 흡수되어 열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 반사와 흡수로 인해 그림자의 경계가 완전히 날카롭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빛이 여러 방향에서 오면, 그림자가 겹치거나 색이 옅어지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그림자의 종류
- 본그림자: 빛이 전혀 도달하지 않는 완전한 어둠의 영역
- 반그림자: 일부 빛이 도달해 어둡지만 완전히 까맣지 않은 영역
이 두 가지 그림자가 함께 만들어져 우리가 보는 실제 그림자가 됩니다. 그림자는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빛이 닿지 못한 공간이 눈에 보이는 것입니다. 빛이 직진하는 성질과 물체의 불투명성, 그리고 일부 반사와 흡수가 합쳐져 그림자가 형성됩니다. 즉, 그림자는 단순히 ‘검은 모양’이 아니라, 빛과 물체, 공간이 서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우리가 보는 그림자의 형태는 빛의 방향, 세기, 색, 물체의 모양과 위치가 모두 반영된 작은 과학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