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뱅 이전엔 무엇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은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궁금해 본 철학적이면서도 과학적인 물음입니다. 빅뱅 이론은 약 138억 년 전, 시간과 공간이 동시에 시작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세 가지 주제—‘시간의 시작’, ‘특이점과 양자이론’, ‘다중우주론의 가능성’—을 중심으로 빅뱅 이전에 대한 과학적 가설들을 살펴봅니다.
시간의 시작: 빅뱅 이전이라는 개념은 가능한가?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별개가 아닌 ‘시공간’이라는 하나의 연속된 구조입니다. 이 시공간은 빅뱅이라는 특이점에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빅뱅 이전은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빅뱅 이전은 의미가 없다”고 하며, 무경계 제안(No-Boundary Proposal)을 통해 이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시간도 공간처럼 곡선 형태로 말려 있어서, 남극점처럼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경계 없는 시작’으로 빅뱅을 이해했습니다. 이처럼 빅뱅은 단순한 폭발이 아닌, 시간 그 자체의 시작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개념의 ‘이전(before)’은 무의미합니다. 이는 빅뱅 이전을 설명하기 위해 양자 중력 이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이점과 양자이론: 고전 물리학이 멈추는 지점
빅뱅의 기원은 밀도와 온도가 무한대에 가까운 특이점(Singularity)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특이점은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양자역학과 중력이 결합된 양자중력 이론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이론으로는 끈 이론(String Theory)과 루프 양자중력 이론(Loop Quantum Gravity)이 있습니다. 끈 이론은 모든 입자를 진동하는 끈으로 보고, 고차원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려 합니다. 반면 루프 양자중력 이론에서는 우주가 완전히 붕괴되지 않고, ‘바운스(bounce)’ 현상을 통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빅뱅이 단절된 시작이 아니라, 이전 우주의 연장선일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다중우주론의 가능성: 우리의 우주는 하나뿐일까?
다중우주론(Multiverse Theory)은 우리 우주 외에도 수많은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이 이론은 빅뱅 이전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다중우주 가설은 영원한 인플레이션(Eternal Inflation) 이론입니다. 이는 우주가 거품처럼 계속 생성되며, 우리 우주는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설명입니다. 각 거품은 서로 다른 법칙과 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론인 양자 다세계 해석(Many Worlds Interpretation)은 양자역학의 확률이 현실에서 실제로 ‘갈라지는 우주’를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이 해석에 따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현실’이 다른 형태로 공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레인 우주론(Brane Cosmology)은 고차원 속에 떠 있는 우리 우주 막(brane)이 다른 막과 충돌하면서 빅뱅이 일어났다는 가설입니다. 이는 빅뱅 이전에도 고차원적 상호작용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의미합니다.